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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쑥한 신사들의 월간지를 들춰보다

두산매거진이 발행하는 남성 패션º문화 매거진 <GQ>
리뷰에 당첨되며 어느날 소포로 받은 이 잡지는, 내가 여지껏 보아왔던 <ARENA> 혹은 <Luel>과 비교하여 특별히 다른 느낌은 없었다. 비쥬얼에서 말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춰보니 무언가 다른 구석이 있었다. 뭐, 책을 만드는 편집부의 에디터가 다르고 디렉터 또한 다르며, 그 우두머리 편집장이 다르니 그렇겠다만.

나는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면서 꽤나 기대를 하는 편이다. 이번 <지큐>역시 많은 기대 속에서 책장을 펼쳤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첫 장의 <캘빈클라인진스>의 광고는 여전히 모노톤의 재미없는 비쥬얼이었지만,... 이번 겨울의 유행할 소재인것일까. 모직 느낌의 자켓, 늘씬한 남성 모델의 몸에 적당히 피트되는 가디건의 광고가 줄을 이었다. 그리고 명품하면 빠지지 않는 <로렉스>와 <브라이틀링>시계가 전반부 페이지를 장식하고있었다. 역시나 <지큐>가 선택한 독자층은 일반 서민이 아닌듯 하다. 광고가 이를 말해주고 있었다. 한편, 책장을 넘기며 감상을 시작하면서 <지큐>의 컨텐츠를 확인했다. 크게 패션, 피처, 디팔트먼트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다. 대부분의 패션º문화 매거진의 구성이 이러하니 말이다.

처음에 접할 수 있는 꼭지는 컨트리뷰터(ㅅ). 여기에 소개되는 인물들은 10월 한달간 매거진의 여러 꼭지들을 멋지게 만들기 위해 편집부와 동고동락한 사람들. 그리고 그 노고에 대한 <지큐> 에디터의 감사의 멘트. 사람들은 잡지라 하면 단순, 에디터가 글을 쓰고, 포토그래퍼가 사진을 찍어 그것들을 취합하여 편집장의 '오케이' 속에 발행하면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 꼭지를 읽는 순간 당신의 생각은 조금 바뀔것이다. 꽤 많은 이들의 땀을 무치고 손을 거친것이 잡지이고 그것이 <지큐>라는 사실을. 여기서 잠깐, 11월호 <지큐>에 공헌한 그들 중 내 눈에 띄어 "대단하군"이라는 외마디를 지르게 한 취재원을 꼽자면 나는 '21명의 채무자"를 선택할 것이다. 꼭지를 위해 인터뷰를 담당했던 에디터는 '가슴 아픈 인터뷰'에 응해줬던 그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현하고 있었다. 내가 만약 그 당시의 에디터였다면 기분이 어떠했을까. 그리고 내가 취재원이었다면,... 응하기 쉽지 않았을 듯 하다.

매 달, 따끈따끈한 매거진을 접하면 가장 기대하는 부분. 당신은 어느 꼭지인가. 나는 개인적으로 '편집장의 변'을 좋아라 한다(보통 영문으로 editor's letter로 헤드라인이 적혀있다). 이 꼭지를 읽으면 "그 잡지의 피처 에디터들의 글빨은 어느정도이고, 색깔은 어떻겠구나"라고 예측할 수 있다. 뭐라 딱 표현하기는 그렇지만 여지껏 잡지를 구독하며 늘 그래왔으니까(미안하다. 극히 주관적이다).
여하튼, 이번달 <지큐> 이충걸 편집장의 유일무이한 글을 읽으며 나는 그를 이렇게 느꼈다. '민증의 숫자로는 힘들겠지만, 그 마음 만큼은 매우 젊은이'. 마치 천진난만한 엘리트 청년의 글을 읽고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뭐, 내용이 궁금하다면 <지큐> 11월호를 펼쳐 42페이지를 정독하길 바란다. 또한 그 다음 페이지에 이어지는 'P.S' 꼭지. 매우 재미있다. 특히 강 지영 패션디렉터의 '오해'라는 글. 나는 그 글을 읽으며 쓰러졌다. 이것 또한 읽어보기를 바란다. 그녀 인생의 억울했던 약간의 부분을 상상하며 당신은 웃음과 눈물을 쏟아낼테니까. 참고로 44페이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패션º문화 매체가 그러하겠지만, <지큐>역시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 때 마다 광고를 접하게 된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글을 읽고 눈을 부비게 될 그때 접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 참 센스있는 구성이다. 인터뷰, 인물에 대한 글 등 피처에디터들의 글빨을 감상하고 쭉 책장을 넘기다 보면, 아마도 96쪽. '골라 넣는 양념장'이라는 꼭지를 확인할 수 있다(에디터/손기은). 요즘 같이 대한민국 남자들이 경제적인 여건만 가지고는 '엄친아' 혹은 '매력남'이 될 수 없는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정보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대부분의 남성들이 공감하겠지만, 여성의 사회진출과 집단에서의 신분이 남성 못지 않은 요즘 시대에 남자는 돈만 많아서는 절대로 안된다. 옷만 잘 입어서는 더더욱 안된다. 그것은 왜일까.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나도 남자이니까)우리는 음식도 잘 해야한다. '여친' 혹은 '와이프'를 위해 떡볶이 따위의 분식은 물론 돼지갈비, 비빔국수, 버섯전골 또한 만들줄 알아야 한다. 연애인 '신애'와 같은 미녀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이러한 노력이 필요한데 11월호 <지큐>에서는 이러한 소스를 매우 알기쉽게 소개하고 있으니 반드시 96페이지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붉은색하트' 하나 그려 넣도록.

아까 위에서 필자가 언급했던 '21인의 채무자'를 기억하는가. '빚과 그림자'라는 제목 아래에 이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106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다.  대한민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물가가 막장을 넘어가려는 요즈음 우리네 이야기들이 올라와 있으니 읽어보기를 권한다. 다른 사람들 이야기지만 공감가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2008년 11월 현재의 대한민국은 우울하다. 이명박씨와 강만수씨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청와대에 <지큐> 11월호를 보낼 필요가 있다(손기은 에디터님 수고하셨습니다).

신제품에 대한 리뷰와 약간의 꼭지들과 광고를 지나고 지나면, 재미있는 꼭지가 우리를 기다린다. 146페이지에 있는 '그 드라마의 아킬레스건'. 이는 피처에디터 장우철과 <매거진T> 강명석 기획위원, 김현진 칼럼니스트가 진행한, 최근 주목받는 드라마 열두 편을 샅샅이 살피고 쓴 '드라마비평론'이라 하겠다. 천천히 읽어보니 그들이 서두에 밝힌것 처럼 '옥에티'는 꽤 있었으며, '총체적 난국'은 대부분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비평의 글을 참 좋아하는데(개인적인 앙금으로 비평하는것이 아닌 객관적이며 납득이 가능한), 그들의 날카로운 지적과 함께 구수하고 간드러지는 말빨이 합쳐져 좋은 꼭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잘나가는 방송사의 PD나 작가들(김수현작가 포함)은 이 꼭지를 반드시 읽어야한다(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TV로 10년 전, 같은 내용의 드라마를 봐야하는 것인가)

<지큐>에는 있고 다른 남성 패션º문화 매거진에 없는 기사가 하나 더 있다면 160페이지의 '뻥의 제국'이다. 과거 신문사에서 인터뷰어로 '잠깐' 근무했던 필자는 본인에게 그다지 어울리지는 않지만 시사 관련 뉴스는 주요 관심사항 중 하나이다. 그래서인지 '뻥의 제국'은 매우 재미있는 기사였다. 얼마 전 부터 뉴스에서 가장 큰 화두로 자리 잡았던(경제문제, 취업대란 제외하고) '김정일 건강 악화설, 사망설'. 우리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국내 큰 언론사에서 뿌려대는 찌라시를 통해서만 짐작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지큐> 11월호에서 다뤘다. 나의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지큐>의 편집부는 '뻥의 제국' 꼭지를 통해서 그 많은 언론사들을 '바보'라고 말하고 있는듯 했는데 나 같은 독자의 입장에서는 당연 재미있을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물론, 갈굼에만 초점을 맞춰 쓴 기사는 아니었다. 그 글의 필자였던 신기주 <PRIMIERE> 기자는 알찬 꼭지를 위해 각 언론사 별, 뉴스 보도의 시간과 내용을 상세히 조사했으며 배경과 보도가 나오기 까지의 상황을 날카롭게 분석했다. 참 주관적이지만, 이 꼭지를 읽으며 잠깐 떠오른 생각인데 누군가 내게 "지큐는 어떤 잡지죠"라고 물어본다면 '남성 패션º문화 + 시사 월간지'라고 말해줄 것이다.

<지큐>의 중심부 '패션'을 지나면 '자동차'가 나오고 짧은 인물 인터뷰와 함께 패션 화보를 확인하게 될것이다. 이러한 내용들은 대부분의 잡지가 가진 공통점이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다. 물론, 비쥬얼이라 함은 매체마다 서로 다른 고유의 색깔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개하는 것이 좋긴 하겠다만, 사람마다 느끼고 해석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접어두도록 하겠다. 고로, '화보'의 경우는 그대들이 직접 확인하고 느껴보기를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지큐> 11월호의 리뷰를 마치며, 나는 앞으로 혼자 살기로 결심했다. 뭐, 이러한 계획은 <지큐> 이전에 <아레나>와 <에스콰이어> 그리고 <루엘> 때 역시 했던 생각이었지만, 이번에 더욱 확고해진듯 하다. 나는 이제 막 연봉 1800이 될듯 말듯 한 시점인데 <지큐>에 나오는 '머스트해브' 아이템을 구매한다던가, 에디터가 가보았다는 '젖과 꿀이 흐르는 별천지'에 나 역시 여행을 가보려 한다면 당분간 솔로로 사는것이 나을듯 하다. 한편, 당신이 필자에게 <지큐>를 다른 매체와 비교했을 때 무엇이 다르냐고 물어 본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얇은 두 녀석들과 비교했을 때에는 더욱 알찬 정보로 가득했고, 두꺼운 '에'씨와 비교했을 때에는 고루하지 않았다" 


렛츠리뷰

by 경빈 | 2008/11/24 16:04 | 맛을본소감 | 트랙백 | 덧글(0)

독일이 제작한 2차대전 배경의 영화

전쟁영화 좋아하는가? <태극기 휘날리며>와 <라이언일병 구하기>는 전투 현장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로 우리의 손에 땀을 쥐어주었다. 반면에 재미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큰 교훈을 주는 전쟁영화도 있었다. 미국 영화계의 대부 스티븐 스필버그와 유명배우 톰 행크스가 제작 및 연출한 영화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그것이다. 이 영화는 출전을 준비하는 연합군의 훈련과정에서 전쟁의 소용돌이 속 한 복판까지, 전우애의 휴머니즘을 역설하고 있다. 이처럼 전쟁영화는 '역사적인 볼거리와 사람 사는 세상의 감동'이라는 두가지 요소를 즐길 수 있는 좋은 장르가 아닌가 생각된다.
독일과 이태리 및 폴란드에서 공동으로 기획하고 독일인 감독에 의해 제작된 [몰락-히틀러와 제3제국의 종말]은 요하임페스트(Joachim Fest)가 당시 목격들의 증언을 토대로 쓴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이 영화는 과거 자신은 호기심이 많았던 젊은 여성이었다는 트라우들 융(Traudl Junge)의 회고로 시작된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그녀는 히틀러의 타이피스트였다. (현 시대에서 비유하자면 비서의 직책이 될것이다) 

연합군의 참전 후 아프리카 전선에서 '사막의 여우'라고 불리우던 롬멜 장군의 자살과 러시아 레닌 그라드로 진격했던 50명의 최정예 장교들과 30만의 대군이 전멸하면서 독일의 군세는 점차 약화된다. 나치의 모든 통치기구가 밀집되어있던 베를린. 그곳에 대한 연합군의 포위, 레닌그라드에서의 전투를 승리한 후 서쪽으로 밀고 들어오는 소련군. 영화는 이 시점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의 시작은 우울하다. 베를린 함락 직전의 지하벙커. 독일군 참모부는 패전에 대한 두려움으로 떨고 있지만 퇴각이라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한다. 한편 패망하고 있는 독일의 총통인 히틀러는 자신의 야망을 포기하지 못한다. 영화 속 영상은 서울에서 천안까지 찍고올 수 있는 시간인 156분 동안 어둡고 침울하기만 하다. 여기서 당신은 '지하 벙커의 배경과 우울한 상황을 두시간 동안 보라는 것인가'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두시간이라는 긴 러닝타임은 결코 지루하지 않다. 왜냐하면 영화 속 배우들의 연기력에 빠져들고말테니까.
 

과거 전 유럽을 지배하고 세계를 공포에 떨게했던 히틀러의 나락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멋지게 소화한 '부르노 간츠'의 연기력은 남우주연상 급. (필자는 히틀러-부르노간츠가 올드보이-최민식의 뺨을 치고는 두번은 더 때릴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한다) 또한 그당시 대부분의 장교들이 항복을 언급하며 탈출을 주장할 때 마지막까지 히틀러를 보좌하겠다는 괴벨스(당시 나치의 선전장관)의 충성심은 사람의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꼭 삼성 前회장 재판때의 이oo 부회장 같더군요) 한편, 배우의 연기력 뿐만 아니라 다른 볼거리도 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 배우들의 복장은 2차대전 당시 여성들의 복식을 알 수 있고, 영화 중간에 잠깐 나오는 무도회 장면에서는 '그당시의 독일인은 저러고 놀았구나'라고 상상할 수 있다. 
당신이 영화를 관람하게 된다면 나치의 인간적인(?) 모습에 혹, '전범을 미화하는것이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나치를 아름답게 꾸미거나 전범을 미화하여 표현하지 않는다. 감독은 단지 숨겨져왔던 그 시대의 지하벙커 속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마치 소설 마냥.  



이글루스 가든 - 내맘대로 영화해석

by 경빈 | 2008/10/22 18:23 | 맛을본소감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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